작은마을 이야기/작은 집

봄을 요리하다!!!

당신과함께 2010. 4. 6. 23:29

4월~!!

옛날로 치면 보릿고개쯤 되는 시기..

시인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하다 했으니

비록 다른 뜻이기는 하나 우리 조상들에게도 잔인하기는 매한가지였겠다.

요즘이야 먹거리가 풍족하다 못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정작 몸에 좋은 음식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보릿고개를 겨우 넘던 그 시절,

소나무 껍질 벗겨 개떡을 만들어 먹다 똥구멍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으며 배변을 해야했던 그 시절,

그나마 논에서, 들에서 스스로 자라나 준 질경이, 씀바귀, 냉이, 쑥들은

고마운 먹거리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집 한켠 텃밭 마당에서

스스로 자라준 봄 풀들에 감사하며

봄을 요리하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쑥쑥 자라주는 고마운 쑥들~!!

 

 

쑥개떡과 쑥튀김을 해먹었다.

물론 쑥국도 끓여먹고 쑥버무리도 해먹고

삶아서 다음을 기약하며

냉동고에도 저장해두었다.

향기가 너무너무 좋은 녀석들이다!!

 

 

 하나밖에 없는 예쁜 우리딸

 

 같이 진달래를 따다가 화전을 부쳐먹었다.

예쁘게 쑥으로 장식하려던 것을 늦게서야 기억하고

달랑 두개 얹었는데 색이 조화로와 참 곱다.

화전 부치는 것이 어렵지 않아

아이들이랑 같이 하면 참 좋아한다.

우리 딸은 뒤집는 것을 좋아해

부침 음식만 하면 옆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

 

 

 마당 뒤꼍에 수북이 자라 준 머위

한차례 무쳐먹고 쌈싸먹고 해줬는데

쌉싸래한 맛이 생각보다 입맛을 돋운다.

된장과 참 잘 어울린다.

 

날이 풀리는 것이 참 고맙고 즐겁다.

앞으로 고마운 땅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마냥 기분이 좋다.

도시 촌년이 시골로 이사와서

풀 한 번 뽑아본 적 없는 손으로

쑥을 캐고 진달래를 뜯고 머윗잎을 따고 있자니

스스로 대견한 생각이 든다.

다가올 여름, 가을, 겨울

계속 계속 기다려진다..